진료실 안 이야기/진료실에서

기다리면 키가 클까

이안◡̈ 2021. 3. 10.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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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때보다 키에 대한 관심이 많은 때입니다. 외모지상주의는 비판받아 마땅하지만 취업난과 활발한 SNS 활동 등으로 남에게 보여지는 부분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러다보니 친구들보다 키가 작거나 성장 속도가 더디면 부모님은 걱정을 하게 됩니다. 지금의 소아청소년은 서구화된 생활 환경에서 성장하고 있어서 키가 많이 클 것이라고 예상을 하게 되는데, 2007년 과 2017년 표준성장도표를 비교해 보면 사춘기 시기에는 과거에 비해 키가 크지만 최종키는 남자 1cm, 여자 0.5cm 정도만 증가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 정말 기다리면 키가 클까?

우리 아이가 또래에 비해 작아서 걱정이 되면서도 “애 아빠도 늦게 키가 컸다” 또는 “잘 먹으면 나중에 다 키로 간다” 라는 어른들 말을 들으면 ‘괜한 걱정을 하고 있나?’ 하는 의문이 들기도 합니다. 물론 실제로 늦게 크는 아이가 있습니다. 이를 의학적으로는 ‘체질적 성장 지연’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체질적 성장 지연은 키가 작은 아이들의 일부에 해당합니다. 그래서 무턱대고 기다렸다가 결국 원하는 키에 다다르지 못하는 안타까운 결과를 맞닥뜨리게 되기도 합니다.

 

※ 저신장이란?

현재의 신장이 같은 연령, 같은 성의 어린이 평균 신장보다 2표준편차 혹은 3백분위 수 미만이면 저신장이라고 합니다. 저신장의 경우 정상적인 저신장인지 병적인 원인이 있는지 감별이 필요합니다. 신장의 백분위수가 낮을 수록 병적인 저신장증이 발견될 확률이 높습니다. 연간 4cm 미만으로 자란다면 소아청소년과 진료가 필요합니다.

 

※ 외래에서 이루어지는 초기 평가는?

출생력, 과거력, 신경계 증상, 부모의 키 및 성장 패턴을 조사하고 부모 키를 기준으로 표적키를 계산합니다. 진찰을 할 때 특정 질환을 의심할 수 있는 소견이 있는지도 확인해보아야 합니다. 외래에서 쉽게 할 수 알아볼 수 있는 정상 또는 비정상적 저신장증의 중요한 포인트는 연간 성장속도입니다. 성장 평가를 위해서는 일회성 측정이 아닌 일정한 기간 동안 성장 지표의 변화를 분석하여야 합니다. 하루 동안에도 아침, 저녁 키가 차이가 날 수 있기 때문에 일정한 시간에 측정하는 것이 필요하며 최소한 6개월 이상 키를 측정하는 것이 올바른 성장 평가에 도움이 됩니다. 연간 성장속도와 더불어서 중요한 검사는 골연령 판정입니다. 골연령을 통해 성장의 잠재력을 평가할 수 있고, 제한적이기는 하나 최종 키를 예측하는데 활용됩니다. 그 외 기본 혈액검사, 영상검사, 내분비검사 등을 시행합니다.

 

#어떤 경우에 성장호르몬 결핍증을 의심할 수 있나?

성장호르몬은 뇌하수체 전엽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신체의 성장, 발달 및 재생을 자극하는 역할을 합니다. 신장 3백분위수 미만, 성장속도의 감소(연간 4cm 미만), 골연령 지연 등의 특징적인 성장 장애를 보이면 성장호르몬 결핍을 의심해야 합니다. 또한 성장호르몬은 대사작용으로 지방분해 작용이 있어 성장호르몬 결핍시에 둥근 얼굴, 복부비만 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성장호르몬 결핍증은 뇌의 선천성 기형, 뇌하수체 두개인두종과 같은 기질적인 원인에 의해 발생할 수 있으나, 중추신경계의 특정한 병소가 발견되지 않는 특발성 원인에 의해서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성장호르몬 결핍은 어떤 검사를 통해 알 수 있나?
적어도 두가지 이상의 약물을 이용한 성장호르몬 자극검사에서 성장호르몬 최고치가 10ng/mL 미만으로 나타나면 성장호르몬 결핍증으로 진단합니다. 검사 과정에서 금식이 필요하고 약물에 의해 심한 저혈당이 유발되기도 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외래에서는 시행하지 않고 1박2일의 입원이 필요합니다.

 

#어떤 환자가 성장호르몬 치료를 받을 수 있나?
성장호르몬 치료 대상은크게 두 군으로 나뉠 수 있는데 성장호르몬이 분비가 저하된 경우와 성장호르몬은 정상이지만 다른 원인으로 키가 작은 경우이다. 국내에서 성장호르몬 치료에 보험이 적용되는 질환은 성장호르몬 결핍증, 터너 증후군, 만성 신부전, 프래더-윌리 증후군, 부당 경량아 등이 있습니다.

 

#성장호르몬 치료는 언제 어떻게 시작하나?
성장호르몬 결핍증의 경우 일찍 치료를 시작하면 최종 성인키는 더욱 크게 되므로 조기 진단과 치료가 매우 중요합니다. 치료는 성장이 거의 끝날 때까지 지속되는 것이 좋으며, 골연령이 여아는 14~16세, 남아는 16~17세에 이르거나 연간 성장속도가 2~3cm 이하가 되면 치료 종료를 논의합니다. 성장호르몬 주사는 주당 6~7회로 분할하여 밤에 잠자리에 들기 전 피하주사로 투여하는데 통증은 거의 없으며 작은 아이들의 경우 잠들고 난 직후에 주사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성장호르몬 치료의 부작용은?
장기간 많은 환자를 대상을 연구한 결과 성장호르몬 치료는 안전합니다. 알려진 부작용으로는 관절통, 근육통, 주사 부위의 지방 위축, 일시적인 여성형 유방, 두개강 내압 상승으로 인한 두통, 대퇴골두 골단 분리증 등이 있습니다. 치료 기간 중 혈당 상승, 갑상선 기능 저하증이 올 수 있어서 주기적으로 당화혈색소 및 갑상선 기능검사를 시행합니다.

 

#성장호르몬 치료 꼭 해야 하나?
성장호르몬 치료 효과가 입증된 적응증에는 분명히 도움이 되는 치료입니다. 그러나 단순히 남보다 키를 더 크게 하기 위한 목적으로 성장호르몬을 남용하는 것은 피해야 합니다. 아이의 저신장 상태, 부모 및 아이의 성장 기대 정도, 치료 시작 시기, 골연령, 사춘기 발현 유무 등을 고려하여 치료를 결정하여야 하며, 낮은 빈도이지만 생길 수 있는 부작용의 감시 및 치료 효과 판정을 위해 경험이 많은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에 의해 치료가 시행되어야 합니다.

 

#키 크는 생활습관은?
키가 크는데 도움이 되는 습관은 충분한 휴식, 수면, 그리고 운동입니다. 성장호르몬은 성조숙증의 위험인자인 과체중 조절에도 도움이 되는데 수면과 운동을 할 때 주로 분비되기 때문입니다. 어떤 특정한 운동 종목 보다는 관심이 가고 흥미가 있는 종목을 선택하는 것이 스트레스를 줄이고 운동을 꾸준하게 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또한 칼슘, 단백질, 비타민D 등 적절한 영양 공급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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