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실 밖 이야기/자잘한 일상

투게더

이음ᵉᵘᵐ 2018. 12. 29. 08:56

그다지 춥지 않은 겨울이라며 새 패팅도 거절했는데 

어제 오늘은 정말 춥다. 


어제 저녁에 지하철역으로 향하던 길에 

매서운 칼바람이 옷 틈으로 스며들며 한기가 느껴질 때

문득 어릴 때 생각이 났다.


그 날 밤에도 그랬다.

온 몸이 으스스 떨릴만큼 추운 그 날 밤

우리는 집 근처 가게로 가고 있었다.

아이스크림을 사기 위해.

냉동고 문을 열고 꺼내든 투게더.

당시에는 그만큼 고급스러운 아이스크림이 없었다.

즉 그 날 밤은 아주 특별한 날이었던 것.


이렇게 추운 저녁에 왜 하필 그 생각이 났을까.


갑자기 통닭 생각도 났다.

밤에 후라이드 한마리를 시켜놓고 온가족이 둘러앉아 먹던.

배달도 잘 안되던 시절,

전화로 주문하고 음식을 찾아오면

이십여분은 더 걸리던 어린 시절.

그게 행복이었구나. 


늙었나?

자꾸 옛날 생각이 나는걸 보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