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실 안 이야기 70

코빼주세요

코로나 이전과 코로나 시대. 진료실에서 달라진 '반가운' 풍경이라면 콧물 빼달라는 요구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 수유나 수면에 방해가 될 정도거나, 기침을 유발하고, 코 밑이 헐 정도라면 먼저 나서서 코를 빼고 가라고 하는데 코로나 유행 이후에는 그마저 그만두었다. 간혹 요청하는 보호자도 있지만 비말의 위험성을 살짝 언급하면 손사래를 치며 안빼겠다 한다. 덕분인지 난 철마다 한 번씩 걸리던 감기에서 해방. 어느 블로그에서 장염 걸린 아이를 둔 부호자가 열흘 넘게 다닌 소아과 의사에 대한 불만을 성토하는 글 아래 달린 댓글이다. 정말 이 선생님은 장염 치료도 못하고, 아이들 코도 건성으로 봐주는 의사일까? 글쓴이가 진료때 들은 설명을 상세하게 적었는데, 틀린 말은 하나도 없었다. 오히려 근거 없는 설에 휘둘..

여드름

여드름 치료를 가장 확실하게 하는 방법은 피부과 진료와 시술을 받는 것이다. 가끔 소아과 진료를 받으면서 여드름 약을 같이 받고자 하는 경우가 있는데 가벼운 경우에는 바르는 약을 처방하지만, 먹는 약을 필요로 하는 정도가 되면 피부과 진료를 안내하고 있다. 여드름 치료는 기본적으로 바르는 약 - 먹는 약 - 시술 - 수술 순서로 진행된다. 간략히 핵심만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처방 연고 - 항생제: 크레오신티 (물파스 형식, 주성분은 클린다마이신) , 나딕사크림 - 각질/피지조절제: 디페린겔, 스티바 에이 (트레티노인) - 항생제 + 소독약 복합제: 듀악겔 (클린다마이신 + 과산화벤조일, 화농성일때) - 피지조절제 + 소독약: 에피듀오겔, 에피듀오포르테겔 (포르테가 자극이 더 많음) *크레오신티: ..

알레르기 비염

항히스타민제 치료에도 호전되지 않는 알레르기 비염 환자에서 용량을 증량하거나, 두 가지 이상 다른 종류를 병용하는 것이 효과적인가? 용량의 증량이나 서로 다른 종류의 항히스타민제를 두 가지 이상 사용하는 것보다는 비강 내 스테로이드제 등 다른 치료 약제의 병용을 권장한다.(근거수준 C, 권고를 고려함) 경구 항히스타민제는 표적세포의 H1 수용체 길항작용을 통해 콧물, 재채기, 코 가려움증, 눈 증상에 효과적이나 코막힘 증상은 잘 조절되지 않는다. 비강 내 항히스타민제는 경구 항히스타민제보다 코막힘 증상에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비강 내 스테로이드제보다는 효과가 떨어진다. 항히스타민제로 충분한 효과를 얻지 못한 환자에서는 비강 내 스테로이드제, 경구 혈관수축제, 류코트리엔 수용체 길항제를 추가하는..

손발톱주위염

소아과 진료실을 찾는 환자의 절대다수는 가벼운 상기도 감염증이다. 그리고 의외로 많이 보게 되는 것이 피부질환이다. 드물지만 심각한 피부질환부터 마땅히 설명이 되지 않는 잡다한 피부 변화까지. 이는 수련받는 동안 정말 예상하지 못했던 부분이다. 흔한 피부질환 가운데 하나는 손발톱주위염(paronychia)이다. 다른 이름으로는 조갑주위염, 생인손 등이 있다. 손톱주위염은 손가락을 깨물거나 빠는 아이들에게 보다 흔히 발생한다. 발가락의 경우, 내신성 발톱에서 감염이 자주 시작된다. 손가락이나 발가락의 거스러미, 손발톱 주름의 외상, 손발톱 기저 피부인 소피의 상실, 또는 물과 세제 등에 의한 만성적인 자극으로 인한 피부 상처를 통해 세균(보통 황색포도구균이나 연쇄구균)이 신체 내로 들어가게 된다. 암 치료..

소아 비립종

"아이 눈 옆에 아래 하얗게 뭐가 생겼어요." 라며 진료실을 찾는 경우가 종종 있다. 눈여겨보지 않으면 찾기도 쉽지 않은 작은 병변. 본인 얼굴이었으면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지나쳤겠지만 아이에 관한 한 아주 작은 것 하나하나가 염려되는 것이 부모의 마음이다. 비립종(milia)은 표재성의 작은 각질낭종을 일컫는 말이다. 백색이나 황색의 얕은 각화 낭종으로 직경 1-2mm의 둥근 구진(papule)이 뺨이나 눈꺼풀 등에서 발생한다. 선천적인 비립종은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사라지게 된다. 특히 신생아에서 흔히 관찰되는데 땀띠나 피부병으로 생각하고 진료실을 찾거나, 예방접종을 하러 오면서 걱정스레 묻는 일이 흔히 있다. 어찌 보면 답답한 말일 수 있겠지만 '지켜보세요. 괜찮아집니다'가 정답이다. 원발성 ..

장사꾼 의사

의사에 대한 대중의 인식은 참 애매하다. 의술은 인술이라며 상대적인 때로는 절대적인 희생을 기대하고, 이윤을 밝히는 의사를 비난한다. 돈만 밝히는 장사꾼 취급을 하면서. 그런데 진짜 장사꾼은 좋은 선생님 대접을 해준다. 박리다매 전략과 현금할인이라는 불법행위로 얌체 장사꾼 짓을 하는데 어쨌건 내 돈을 아꼈거든. 네이버 블로그에서 예방접종이 저렴하다는 모 연합의원 홍보+후기글을 읽다 보니 착잡해진다. 이렇게라도 먹고살아야 하나 싶다가.. 지킬 건 지켜야지 싶다가..

PPD 시약 근육주사 하면

투베르쿨린 결핵 피부 반응 검사 시약을 근육에 주사했다면? 결핵 피부반응검사 시약 PPD는 피내주사가 원칙으로 정맥, 근육, 또는 피하주사를 하면 안된다. 그러나 간혹 바늘이 깊게 들어가 피하조직이나 근육에 시약을 주사하는 실수가 발생하기도 한다. 이런 경우 피부반응이 제대로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위음성으로 판정될 수 있다. 만약 실수로 PPD 시약을 근육주사로 주입했다면 어떻게 될까? NWT Tuberculosis Manual의 Section 4: TB Screening 부분을 보면 아래와 같은 설명이 나온다. If the TST is accidentally given as a subcutaneous or an intramuscular injection, this should not pose a ser..

증기흡입치료 용량

천식이나 세기관지염에서 사용하는 벤토린(salbutamol) 흡입치료 용량입니다. Bronchospasm < 2y Dose: 0.05-0.15㎎/kg NEB q4-6h prn; Max: 1.25㎎/dose 2-5y Dose: 0.1-0.15㎎/kg NEB q4-6h prn; Max: 2.5㎎/dose; Alt: 1.25-2.5㎎ NEB q4-6h prn ≥ 5y Dose: 2.5㎎ NEB q4-6h prn; Max: 10㎎/day 국내 허가사항에서는 12세 이하 소아에서 0.5㎖(2.5㎎), 최대 1㎖(5㎎) 용량으로 용량이 명시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벤토린(5㎎/㎖) 흡입액과 달리 벤토린 네뷸(2.5㎎/2.5㎖)은 4세 미만에서는 허가사항이 아니므로 급여가 되지 않습니다. 벤토린과 함께 사용하는 풀미칸..

아나필락시스

땅콩 알레르기 기왕력이 있는 아이가 할머니 댁에 놀러 왔다가 땅콩을 먹고 전신에 두드러기가 생겨 내원을 하였습니다. 집을 나설 때는 피부 발적과 부종이 퍼진 정도였으나, 진료실에서 아이를 보았을 때 입술과 눈꺼풀이 부어올라 있었고 호흡이 편하지 않은 게 느껴졌습니다. 청진상 천명음(쌕쌕거림)이 들렸고 다행히 혈압은 정상으로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이 아이는 땅콩으로 인한 과민반응으로 아직 쇼크가 발생하지는 않았지만 과민반응이 진행 중으로 빠른 처치가 필요한 상황이었습니다. 곧바로 기도가 충분히 확보되는 자세를 취해주고 동시에 마스크로 산소 공급을 하면서 에프네프린을 근육주사 하였습니다. 혈관을 확보하고 수액을 공급하고 항히스타민제와 스테로이드제를 투여한 후 상태가 안정되는 것을 확인한 후 귀가를 시킨 케이..

DTaP Tdap 연령 미준수 접종 관련

디프테리아-파상풍-백일해(DTP) 백신 접종이 제때 이루어지지 않은 경우 지연접종 스케줄에 대한 따라잡기 스케줄에 따라 접종을 하게 됩니다. 이때 만 7세 미만은 DTaP 백신을, 만 7세 이상은 Tdap 백신을 접종하게 되는데 이와 관련하여 오접종이 종종 발생하고 있습니다. 2020년 8월 3일부로 적용되는 변경사항이 있어 질병관리본부 자료를 바탕으로 안내드립니다. 2020년 제1차 예방접종전문위원회 심의 결과에 따라 DTaP 및 Tdap 백신의 접종연령 미준수 시 접종기준 변경사항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만 7세 이상 어린이에게 DTaP 백신을 접종한 경우 DTaP 접종을 완료*한 만 7-9세: 불필요한 접종으로 간주하고, 만 11-12세 Tdap 백신 접종 필요 * 접종을 완료함이란 DTaP 5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