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해지는데 필요한 시간.
10분.
퇴근길에 카페에 들러 시원한 에이드를 하나 사서 살짝 맛본다.
시원하다.
머무르기는 싫고, 잔을 들고 나온다.
지하철 역으로 잔걸음질.
열차가 곧 도착한다는 방송이 나오지만 걸음을 재촉하지 않고
한켠에 마련된 테이블로 향한다.
학교와 집, 일터와 집 사이를 오가는 수십년 동안
처음이다. 이렇게 딴짓을 하기는.
왜.
왜 스스로를 다그치며 살고 있을까.
정해진 시간, 정해진 장소, 정해진 일.
그때 그곳에 내가 있어야만 한다는
강박.
조금은 둘러가도
조금은 놓쳐도
되는데.
그렇게 잠시 앉아있던 10분은
나를 세상 밖으로 잠시 건져낸 시간인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