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과 의사를 왜 하려고 해요? 애들을 좋아하시나봐요. 그거 돈도 안될텐데... 출산율도 떨어지고. 오래전 내가 소아과 의사의 길을 걸으려 할 때 주위에서는 우려와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대부분의 걱정은 왜 굳이 힘든 길을 가느냐에 대한 것이었다. 생사가 오가고 언제 응급상황이 터질지 모르는 과와 비교할 바 아니지만 노력과 시간에 비해 보상은 보잘 것 없는 소아과를 왜 하려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것. 그렇다. 어른 진찰 보다는 애들 진찰이 적성에 맞았다. 출산율이 떨어지는데 소아과는 널려있는 것도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가장 자신있게 할 수 있는 일이라 여겨졌기에 난 소아과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내겐 꿈이 있(었)다. 세상 아이들이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바람. 일개 의사가 꿈도 컸지. 그게 어디 의..
범세계적인 코로나(SARS-CoV-2) 유행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예방을 위한 백신과 치료제 개발 소식이 뉴스 때마다 전해지지만 진전이 되고 있다는 희망에 비해 아직 뚜렷한 결실은 없는 상황입니다. 백신 개발이 완료되어도 전국민에게 지체없이 공급이 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문제도 남아있습니다. 개인적인 위생과 사회적 거리두기로 감염 확산을 억제하는 것이 최선으로 보이는 현재 상황에서 추가적인 조치로 어떤 것이 있을까 찾아보다가 MMR(홍역, 볼거리, 풍진) 백신이 코로나 감염을 늦추는 효과가 있을지 모른다는 기사를 접했습니다. 치료제가 없는 상황에서 항말라리아제, 스테로이드 제제인 덱사메타손, 에볼라 치료에 쓰이던 렘데시비르 등이 치료제로 어느 정도 효과가 있다고 주목을 받기도 했는데, 예방에 있어서는 ..
키가 작은 아이들이 까치발을 하고 손소독제 펌프를 누르는 모습을 보면서 저러다가 넘어지거나, 내용물이 눈에 튀면 위험할텐데라는 걱정을 여러번 했다. 손소독제 용기마다 누르는 힘이 다르고, 나오는 양도 다르고, 중간에 공기가 들어있으면 '퍽'하고 사방으로 튀기도 하니 말이다. 그리고 염려는 현실이 되었다. ※ 기사: [단독] 엘리베이터에서 손 소독제 쓰려다..5살 아이 '각막 화상' 손소독제가 눈에 들어간 후 바로 씻었음에도 각막에 화상을 입은 사고이다. 손소독제에는 알콜 함유량이 높아 짧은 순간에도 큰 손상으로 이어졌다. 다행히 시력 손상은 없다고 하나 각막 화상을 피할 수 없었다. 코로나(COVID-19) 팬데믹 이후 우리 주변에서 손쉽게 볼 수 있는 손소독제. 건물 매장 곳곳 뿐만 아니라 지하철, 버..
수술용 마스크나 비말차단 마스크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라는데 온라인 마켓에는 어찌도 그리 많은 덴탈/비말차단 마스크가 널려있는지.... ※ 관련기사: [단독] 일회용 마스크에 붙은 ‘KC인증’은 대부분 가짜다 한때, 그리고 지금도 'KC 인증'이라는 해당 사항도 없는 인증을(단, 아동용 일회용 마스크는 인증 가능) 그것도 거짓으로 붙여가며 공산품 마스크를 웃돈 받고 팔더니, 이제는 '비말차단', 'KF-AD' 문구까지 버젓이 표기하면서 기존의 동일 제품 보다 비싸게 파는 업자들도 생겼다. 모 쇼핑몰에서 본 일회용 마스크의 상세 정보에는 아래와 같은 설명이 첫머리에 달려있다. 정말 식약처로부터 KF-AD 승인을 받은 제품 같이 보인다. 하지만 식약처에서 수술용 마스크, 비말차단용 마스크 어느 쪽으로 검색을..
초등학교 고학년 학생이 39도가 넘는 고열과 두통 증상으로 진료실을 찾아왔다. 이글을 쓰는 이유는 환자의 증상이나 진단에 대한 얘기를 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이 아이가 나에게 오게 된 경위가 참 어이없기 때문이다. 고열 때문에 학교에서는 코로나(COVID-19)를 염려하여 학생을 조퇴시키고 진료를 보게 했다. 보호자는 아이를 데리고 보건소를 방문했고, 무슨 이유에서인지 보건소에서는 코로나 검사를 해주지 않았다. 코로나는 아닌 것 같으니 응급실이나 다른 병원에 가보라는 얘기를 들었다고 하니 보건소에서도 나름의 기준을 가지고 환자를 평가했을 것으로 생각한다. 어찌 되었건 아이는 발걸음을 돌려 근처 종합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그러나 고열이 있다는 이유로 접수조차 할 수 없었고 옆에 마련된 선별진료소로 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