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치료법이 특정 증상이나 환자의 일부에서만 잠재적인 효과가 있다고 보일 때, 기존의 치료보다 효과적인지 위험한 부작용이나 건강상의 위험이 없는지, 가족이 그 치료를 적절한 범위에서 수행할 수 있는지에 대해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와 검토하고 논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마음을 현혹시키는 기적의 치료법들이 겉보기에는 얼마나 믿음이 가는지, 또는 얼마나 옳게 보이는지는 실제 치료 효과와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그런 주장들의 이면을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이런 주장들을 지지하는 과학적 연구가 든든한지를 살펴보아야 합니다. 기존의 치료와 전혀 다른 새로운 치료에 대한 소문을 듣게 된다면 다음과 같은 질문을 자신에게 해보길 바랍니다. 내 자녀에게 효과가 있을 것인가? 다음 사항에 해당된다면 증명된 치료법이 맞..
알레르기 비염(allergic rhinitis)은 맑은 콧물, 재채기, 코막힘을 대표적인 증상으로 가지는 질병으로, 꽃가루, 집먼지 진드기, 동물의 털 등과 같은 자극 물질이 코 점막에 접촉했을 때 염증반응이 일어나서 발생합니다. 콧물, 코막힘이 있어서 병원에 가니 코감기라고 하던데, 코감기, 비염, 알레르기 비염은 같은 병인가요? 알레르기 비염은 코감기와 증상이 비슷하지만 서로 다른 질병입니다. 알레르기 비염은 알레르기 반응에 의해서 코에 염증이 생기는 질병이고, 급성 비염을 흔히 코감기라고 말하는데 코감기는 주로 바이러스에 의해서 발생하는 감염성 질환입니다. 코감기에서도 콧물이나 코막힘의 증상 개선을 위해서 사용하는 약물이 알레르기 비염 때 사용하는 약과 유사할 수 있어서 헷갈릴 수 있지만 원인과 경..
다른 사람들의 후기나 경험함에 귀를 쫑긋 기울이지만, 나에 대한 평가에 대해서는 일부러 찾아보지는 않는다. 소신이 흔들릴까봐, 상처를 받을까봐. 그러다 한번씩 추천글 제목에 내 이야기가 보이면 호기심 반, 걱정 반으로 안절부절 못하다가 과감히 글을 열어보기도 하는데... 냉정한 마음으로 글을 읽을 수 있으면 고칠 점은 고치고, 노력할 부분은 더 노력하고, 장점은 더 발전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되겠지만 나의 정서는 유리 보다도 약해서 긴장이 앞선다. 오늘 그렇게 읽은 글에는 다행히 좋은 내용만 담겨 있었다. 뿌듯함이 밀려온다. 이 부분을 강점으로 특화시켜야겠구나 싶다. 자존심을 살짝 놓아야 하는 부분도 있고, 늘 생각하는 실력있는 의사의 모습과는 괴리가 있지만 현실의 다양한 때와 장소에서 그에 맞는 모습으로..
식품 알레르기는 식품 단백질에 대한 과민반응으로, 특정 식품 섭취 후 즉시(수분에서 수십 분) 이상 반응이 나타나는 질병입니다. 일반적인 피부 증상부터 위장관, 심혈관, 호흡기 증상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의심되는 증상이 반복해서 나타나는 경우 소아과 의사와의 상담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식품알레르기 증상 1. 피부증상: 두드러기, 피부 소양증(간지러움), 부종 2. 호흡기 증상: 재채기, 쌕쌕거림, 목구멍이 조여 드는 느낌 3. 위장관 증상: 오심, 구토, 설사 4. 심혈관계 증상: 창백, 어지러움, 의식소실 (※ '아나필락시스'는 생명을 위협하는 중증 식품알레르기로 즉각적인 치료를 요하는 소아 응급질환입니다.) 5. 증상이 비슷하지만 식품알레르기가 아닌 경우 -식중독: 오염된 식품의..
소아과 의사를 왜 하려고 해요? 애들을 좋아하시나봐요. 그거 돈도 안될텐데... 출산율도 떨어지고. 오래전 내가 소아과 의사의 길을 걸으려 할 때 주위에서는 우려와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대부분의 걱정은 왜 굳이 힘든 길을 가느냐에 대한 것이었다. 생사가 오가고 언제 응급상황이 터질지 모르는 과와 비교할 바 아니지만 노력과 시간에 비해 보상은 보잘 것 없는 소아과를 왜 하려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것. 그렇다. 어른 진찰 보다는 애들 진찰이 적성에 맞았다. 출산율이 떨어지는데 소아과는 널려있는 것도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가장 자신있게 할 수 있는 일이라 여겨졌기에 난 소아과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내겐 꿈이 있(었)다. 세상 아이들이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바람. 일개 의사가 꿈도 컸지. 그게 어디 의..
캡슐형 세탁세제는 물에 녹는 수용성 필름에 1회분의 고농축 세제를 봉합한 제품입니다. 색상이나 형태가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젤리와 흡사하여 미국, 유럽, 일본 등지에서 어린이 삼킴 사고가 많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2013년에는 미국에서 캡슐형 세제를 삼킨 어린이가 사망한 사례가 보고되기도 하였고 2015년에는 그 위험성을 알리고자 국제의식개선 캠페인이 개최된 바 있습니다. 올해 2020년 대한소아청소년과 추계학술대회에서 한 대학병원 소아청소년과에서 '캡슐형 세작세제 중독사고의 사례'를 발표하였습니다. 이번에 보고된 국내 환자는 불과 14개월된 남아로 낮 12시경 베란다에서 액체 캡슐 세제 한개를 먹고 구역 및 구토 증세를 보여 응급실로 내원하였습니다. 삼킨 후 불과 3~4시간 정도에 의식 저하와 심..
우리나라는 과거에 비해 결핵 환자가 현저히 감소하였지만, 유병률은 여전히 후진국 수준이다. 인구 10만 명당 결핵 환자가 150명 이상이면 '결핵 고위험 국가'로 분류되는데 우리나라는 2018년 기준으로 75-79세 유병률이 10만 명당 192명, 80세 이상 유병률은 10만 명당 308명에 달한다. 결핵 확진자와 밀접히 접촉한 자는 결핵감염에 대한 검사가 필요하다. 소아청소년 인구에서 결핵 검진은 연령에 따라 그 절차가 다소 차이가 있다. 신생아는 선천 결핵 여부를 확인하고 선천 결핵이 아니면 일단 INH 10mg/kg를 복용하면서 3개월 후에 TST를 시행한다. 결과가 음성이면 약제 복용을 중단하고, 양성이면 흉부 X선 검사 등으로 활동성 결핵을 확인 후 결핵 치료 혹은 잠복결핵감염 치료를 한다. 생..
질병관리청은 13-18세용 무료 인플루엔자 백신이 유통 과정에서 상온에 노출되어 오늘로 예정된 접종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뿐만 아니라 기존 무료 접종(6개월~12세)과 임신부, 어르신 접종도 같이 중단했다. 문제를 쉬쉬하며 숨기지 않고, 즉각적인 대처를 하는 모습은 높이 살 만하다. 변질된 백신을 국민들에게 접종해서는 안되는 일이니까. 인플루엔자 백신은 냉장 보관이 원칙이다. 하지만 한 예로 GSK의 플루아릭스의 경우 상온(+21℃)에서 최고 1주일까지도 변질되지 않는다. 이번에 문제가 된 백신은 상온에 얼마나 방치되었다는 말인가? 그런데 왜 전면적인 중단인가? 13-18세용 물량 중 일부가 문제가 된 것이고, 기존 국가필수예방접종(nip) 대상자와 어르신 대상 백신은 문제가 없는데 왜 전부 중단을 했..
4세 남자 아이가 복통으로 진료실을 찾았다. 하루 간의 하루간의 복통과 식욕부진이 있어 전날 외래진료를 받았으며, 이후 구토가 지속되어 당일 외래를 통해 입원하였다. 진료실에서 신체진찰을 했을때 입 안에 구내염이 관찰되었고, 아이의 협조가 잘 이루어지지 않아 복부 촉진을 원활히 할 수 없었다. 기본 혈액 검사에서 CBC, LFT, RFT, CRP 모두 참조범위 내의 수치를 보였고, 복부 단순영상촬영에서는 오른쪽 상복부에 미상의 음영 증가가 관찰되었다. 환아가 잠들었을 때 부드럽게 복부 촉진을 시도하니 덩어리가 만져졌는데 간비대 보다는 다른 것이 의심되었다. 초음파나 복부CT 같은 추가적인 영상검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CT를 의뢰했으며 검사에서 수신증이 확인되었다. 보호자 면담을 통해 몇년 전 수신증의 ..
"아이가 기침을 한달이 넘도록 해요. 기침약도 먹어보고, 항생제도 먹어보고 아무리 해도 안 나아요. " 아이가 한달이 넘도록 기침이 낫지 않는다면서 진료실을 찾는 일은 종종 있다. 일반적인 기침은 가장 흔히 접하는 증상 중의 하나이고, 4주 이상 지속되는 만성 기침 또한 학령기 소아에서 5-10%, 그 이하의 나이에서는 보다 높은 유병률을 보이는 것 같다. 상하기도 감염에 의한 기침의 95%는 4주 이내에 호전되고 이후 지속되는 기침은 5% 정도이다. 회복되기 전 다시 감염이 되는 경우에는 기침이 지속되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 감염원에 따라 4주 이상 기침이 지속되기도 한다. 외래에서 만성 기침을 다룰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병력청취이다. 기침을 예측할 만한 동반질환(예, 인후염)은 없는지, 특정 원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