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7

오롯이 나만의 소우주

청도에 멋진 카페가 많이 생기면서 팔공산으로 가던 발걸이 뜸해졌다. 그중 오늘은 물이 흐르는 카페로 유명한 소우주. ↗ 네이버 플레이스 '소우주' 바로가기 물이 흐르는 카페라는 설명은 소우주 보다는 '로카 커피'에 더 잘 어울릴 것 같기는 하다. 로카에는 비록 인공이지만 개울 형태로 꾸며져 있고 뒤편 산에는 작은 폭포도 있다. 소우주에는 카페 건물 둘레로 물길을 만들어 발을 담그고 쉴 수 있게 해두었는데... 실상은 꼬마아이들의 물놀이터. 탁 트인 전망과 아이들의 천진한 웃음소리가 어우러진 이곳은 평화와 야단법석이 공존한다. 11시 30분에 오픈하는데 평일에도 11시 정도면 아이들을 데리고 온 한두 팀이 대기를 하고 있다. 아이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싶다면 가급적 오픈 시간 보다 늦지는 않게 도착하기..

코빼주세요

코로나 이전과 코로나 시대. 진료실에서 달라진 '반가운' 풍경이라면 콧물 빼달라는 요구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 수유나 수면에 방해가 될 정도거나, 기침을 유발하고, 코 밑이 헐 정도라면 먼저 나서서 코를 빼고 가라고 하는데 코로나 유행 이후에는 그마저 그만두었다. 간혹 요청하는 보호자도 있지만 비말의 위험성을 살짝 언급하면 손사래를 치며 안빼겠다 한다. 덕분인지 난 철마다 한 번씩 걸리던 감기에서 해방. 어느 블로그에서 장염 걸린 아이를 둔 부호자가 열흘 넘게 다닌 소아과 의사에 대한 불만을 성토하는 글 아래 달린 댓글이다. 정말 이 선생님은 장염 치료도 못하고, 아이들 코도 건성으로 봐주는 의사일까? 글쓴이가 진료때 들은 설명을 상세하게 적었는데, 틀린 말은 하나도 없었다. 오히려 근거 없는 설에 휘둘..

버튼 그거

드디어 버튼에 진한 테두리와 색깔이 입혀졌다. 그게 뭐 어려운 일이라고. 뻔히 불편함이 보이는데 왜 그렇게 만들었을까. 하지만 이제 제법 헛클릭질 없이 일할 수 있게 되었다. 대상자조회 / 저장 / 삭제 등의 메뉴에 진한 테두리와 색상이 입혀진 것이 보인다. 예전에는 가장 위쪽의 조회 / 초기화 / 즐겨찾기 등과 같이 글자 주위로 옅은 테두리만 있어서 버튼과 텍스트가 쉽게 구분이 가지 않아 마우스만 왔다갔다 한 적이 많았다. 가뜩이나 눈도 침침한데... 그간 어려 불편함이 꽤 많이 접수되었을텐데 하나하나 반영이 되는 것일까. 그렇다면 고마운 마음으로 차분히 기다려 볼 생각이다. 내가 미처 느끼지 못한 부분까지도 더 개선될 여지가 있으니.

다시 운동

소파에 앉아 다리를 내려다보다 허벅지가 무척이나 앙상해졌음을 느꼈다. 운동과는 담을 쌓고 지내온 일생이지만 10여년 전만 해도 자전거를 타는 재미에 푹 빠져있었고 가끔 왕복 100km 정도의 하이킹에 참여하는 것이 부담되지 않을 정도였는데 그때의 탄탄한 허벅지가 어느새 얇고 물컹한 다리로 변해버렸다. 앙상해진 다리 때문일까. 건강을 위해서라는 핑계를 앞세웠지만 사실 버스비가 아까워서 수 km를 걸어다녔던 그때와 달리 지금은 지하철역까지 걸어가는 것도 고단하다. 종일 앉아있고 집에서는 종일 누워있고.. 며칠에 한번씩 걷는 거리는 고작 2-3km.. 다리가 부실해지는 것이 당연. 원래 운동이라는 것을 안하고 살았지만 운동을 시작하는 것을 망설였던건 몸이 좋지 않아서였다. 추간판탈출증으로 인한 끊어질 듯한 허..

2020년 6월 12일

진료가 있는 날은 하루 한가지씩 기록을 남겨보려 한다. 거창한 것은 아니고 일상 중 한 단편. 진료실에서의 경험이라는 것이 유쾌한 것도 있지만 이것도 대인 서비스업이라 감정 상하는 일이 훨씬 많다보니 넋두리로 채워지지나 않을지 걱정이 앞서기도 한다. 오늘은 야간진료를 하는 날. 마치면 다리 뻗고 자고 싶으니 일기는 다음부터... 그래, 첫날부터 미루는게 일기지.

10분

행복해지는데 필요한 시간.10분. 퇴근길에 카페에 들러 시원한 에이드를 하나 사서 살짝 맛본다.시원하다. 머무르기는 싫고, 잔을 들고 나온다.지하철 역으로 잔걸음질.열차가 곧 도착한다는 방송이 나오지만 걸음을 재촉하지 않고한켠에 마련된 테이블로 향한다.학교와 집, 일터와 집 사이를 오가는 수십년 동안처음이다. 이렇게 딴짓을 하기는.왜.왜 스스로를 다그치며 살고 있을까.정해진 시간, 정해진 장소, 정해진 일.그때 그곳에 내가 있어야만 한다는강박.조금은 둘러가도조금은 놓쳐도되는데. 그렇게 잠시 앉아있던 10분은나를 세상 밖으로 잠시 건져낸 시간인 듯 하다.

메리 크리스마스

하루의 반을 보내는 장소.밖은 시끄럽고, 안은 전쟁터.차갑고 딱딱한. 이 곳에도 크리마스는 있어야겠지.해서 준비했다. 어지러운 책상을 더욱 정신없게 해 줄 내 크리스마스 트리. 어디에 둘까 고민하다가피규어 케이스에 넣기로. 크기가 딱이다.덕분에 그 자리에 있던 원피스 피규어는 잠시 책장 위 빈자리로. 조명을 켜보았다.케이스 조명을 켰을 때의 느낌은. 따스하긴 한데..이번에는 트리 조명 ON. 케이스 조명 OFF. 역시. 트리에는 반짝이 조명. 그리고벽 한켠에도 소심한 장식 추가. 그런데 애들은 여전히 발버둥치며 운다.잔잔한 캐롤이라도 틀어놓을까 했는데 무슨 의미가 있을까. 참고로 크리스마스 트리는 아드망플라워↗에서 구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