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롯이 나만의 소우주

청도에 멋진 카페가 많이 생기면서 팔공산으로 가던 발걸이 뜸해졌다. 그중 오늘은 물이 흐르는 카페로 유명한 소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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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이 흐르는 카페라는 설명은 소우주 보다는 '로카 커피'에 더 잘 어울릴 것 같기는 하다. 로카에는 비록 인공이지만 개울 형태로 꾸며져 있고 뒤편 산에는 작은 폭포도 있다. 소우주에는 카페 건물 둘레로 물길을 만들어 발을 담그고 쉴 수 있게 해두었는데... 실상은 꼬마아이들의 물놀이터. 

 

 

탁 트인 전망과 아이들의 천진한 웃음소리가 어우러진 이곳은 평화와 야단법석이 공존한다. 11시 30분에 오픈하는데 평일에도 11시 정도면 아이들을 데리고 온 한두 팀이 대기를 하고 있다. 아이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싶다면 가급적 오픈 시간 보다 늦지는 않게 도착하기를 권한다. 

주말에는 마음 단단히 먹고 방문해야 할 듯.

 

 

오후가 되면 평화는 사라지고 야단법석만이 남는다. 특히 지금처럼 아이들이 물놀이를 하기에 좋은 계절에는.

 

소우주가 좋은 점은 식사를 주문할 수 있다는 것이다. 파스타, 돈까스, 떡볶이, 샐러드 등 식사 메뉴가 있다. 당연한 얘기겠지만 사람들이 몰리면 음식이 나오는 시간이 꽤 걸린다. 반면 오픈하고 곧 주문하면 벌써 싶을 만큼 빨리 나옴.  

 

 

돈까스는 눈으로 보기에도 꽤 먹음직스러웠고 실제로 맛도 괜찮았다. 야외 테이블에 앉아서 자연 속에서 먹는 맛이라서 더 만족. 검게 탄 빵가루 조각이 붙어 있지만 않았으면 더 좋았을 텐데 하나 아쉬운 부분이다. 

 

 

로제파스타도 기대 이상.

 

워터파크 같은 시설도 아니고 그저 흐르는 물이 있을 뿐인데 무엇이 그리도 재미있을까 하다가 문득 어린 시절이 떠오른다.

 

 

마을 앞 개울가에서 하루가 짧을 정도로 신나게 놀던 그때. 물속 작은 바위를 이리 옮기고 저리 옮기고 둑을 쌓고 올챙이와 이름 모를 작은 물고기를 잡으며 놀던 때.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젖은 옷이 마르고 젖고 또 마르도록 놀던 그때.

 

아이들과 나는 시간이 다른 세상을 공유하고 있었던 것이다.

 

 

놀다보니 간식이 빠질 수 없는 시간.

사람 사는 모습은 다 비슷한지 집집마다 먹는 것도 비슷비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