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필락시스

땅콩 알레르기 기왕력이 있는 아이가 할머니 댁에 놀러 왔다가 땅콩을 먹고 전신에 두드러기가 생겨 내원을 하였습니다. 집을 나설 때는 피부 발적과 부종이 퍼진 정도였으나, 진료실에서 아이를 보았을 때 입술과 눈꺼풀이 부어올라 있었고 호흡이 편하지 않은 게 느껴졌습니다. 청진상 천명음(쌕쌕거림)이 들렸고 다행히 혈압은 정상으로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이 아이는 땅콩으로 인한 과민반응으로 아직 쇼크가 발생하지는 않았지만 과민반응이 진행 중으로 빠른 처치가 필요한 상황이었습니다. 곧바로 기도가 충분히 확보되는 자세를 취해주고 동시에 마스크로 산소 공급을 하면서 에프네프린을 근육주사 하였습니다. 혈관을 확보하고 수액을 공급하고 항히스타민제와 스테로이드제를 투여한 후 상태가 안정되는 것을 확인한 후 귀가를 시킨 케이스입니다.  

 

아나필락시(anaphylaxis), 즉 과민반응은 주로 항원에 대하여 전신적이며 신체의 여러 계통이 반응을 나타내는 것을 포함한 알러지 반응입니다. 기도와 심혈관계는 종종 생명을 위협하는 반응의 주요 부위이지요. 벌, 말벌이나 불개미와 같은 곤충 또는 땅콩, 라텍스, 약물 등에서 야기됩니다. 어린이들은 저관류로 아나필락시스에 의한 쇼크가 발생할 수 있으며 호흡 활동의 증가와 함께 그렁거림이나 쌕쌕거림의 증상이 더해집니다. 또한 흥분하거나 격앙되거나 절박한 두려움을 나타내기도 합니다.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심한 가려움을 동반되고 피부 발적이 있는 두드러기와 피부가 붉게 되고 발적이 있는 혈관부종이 있습니다. 어떤 환자는 구토, 설사, 두드러기가 나타나기도 하고 다른 사람은 혈관부종 및 그렁거림과 쌕쌕거림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특별한 처치가 필요한 과민반응을 보이는 환아에게 에피네프린(epinephrine)으로 처치합니다. 기관지 경련이 발생한 경우에는 메틸프레드니솔론(methylprednisolone)을 투여합니다. 두드러기와 혈관부종이 있다면 디펜히드라민(diphenhydramine) 또한 필요합니다. 

 

에피네프린은 과민반응을 치료하는 우수한 약제입니다. 교감신경 알파, 베타 수용체 모두를 자극하여 두 가지 효과를 나타내는데, 알파 수용체에 작용하여 과민반응으로 확장된 혈관을 수축시키고, 베타 수용체에 작용하여 기관지 경련 상태를 제거하여 기도를 열어줍니다. 천명음을 나타내는 모든 알러지 반응의 환아들에게 에프네프린 0.01mg, (최대 영유아 0.3mg, 청소년 0.5mg)근육으로 투여합니다. 에피네프린 농도에 따라 1:1000과 1:10000으로 나뉘는데 국내에 시판 중인 에피네프린은 1mg/1ml 인 1:1000 제품입니다. 10배로 희석된 1:10000은 1mg/10ml 제품입니다.

 

에피네프린은 단기 작용 약물이므로 메틸프레드니솔론(1-2mg/kg, IV/IO, 최대 60mg)과 같은 지속형 스테로이드로 후속 조치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메틸프레드니솔론은 알레르기 반응 물질의 반응을 방지하기 위해 영속 비만 세포의 세포막을 안정화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두드러기 또는 혈관부종이 존재하는 경우에 가려움증을 완화하기 위해 디펜히드라민(1mg/kg, PO/IV/IO, 최대 50mg) 투여가 필요하기도 합니다. 혈관의 벽과 피부에 상주하는 히스타민 수용체에 특이 히스타민 차단제로 작용합니다.

 

혈압이 하락하기 시작하면 20ml/kg로 정질액을 일시적으로 주입하는데 필요시 반복하여 최대 60ml/kg까지 투여합니다. 이후에도 저혈압, 뚜렷한 빈맥 등의 상태가 지속된다면 혈관수축제(도파민 또는 에피네프린)을 사용해야 합니다. 만약 치료되지 않는 저혈량증 상태라고 의심된다면 혈관수축제로 처치하지 말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