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도 찾아온
잃기 전까지는 그 소중함을 알지 못하던 것들. 올해 초 식사 중 어금니에 금이 갔을 때와 지난주 입천장에 상처가 나면서 음식을 맘껏 씹을 수 없었을 때 삶의 큰 재미를 잃은 것 같았다. 맛있는 음식은 그 맛을 느껴볼 여유 없이 입 안이 아프지 않기만을 신경써야 했고, 배부르게 먹기 보다는 아프기 전에 식사를 마치는게 우선이었다. 이에 이어서 눈. 나에게도 노안이 왔다. 멀리 보면 흐린게 싫어서 렌즈의 도수를 조금씩 올렸더니 언제부턴가 가까이가 흐릿하다. 뻣뻣해진 내 수정체는 이제 가까이 보는 능력을 소실해 가고 있다. 그러고보니 손에서 책을 놓은지도 꽤 되었고, 앞에 앉으면 시간 가는 줄 몰랐던 컴퓨터도 여가 시간에는 전혀 건드리지 않고 있었다. 선명히 보지 않아도 그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산과 숲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