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눈 옆에 아래 하얗게 뭐가 생겼어요." 라며 진료실을 찾는 경우가 종종 있다. 눈여겨보지 않으면 찾기도 쉽지 않은 작은 병변. 본인 얼굴이었으면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지나쳤겠지만 아이에 관한 한 아주 작은 것 하나하나가 염려되는 것이 부모의 마음이다.
비립종(milia)은 표재성의 작은 각질낭종을 일컫는 말이다. 백색이나 황색의 얕은 각화 낭종으로 직경 1-2mm의 둥근 구진(papule)이 뺨이나 눈꺼풀 등에서 발생한다.
선천적인 비립종은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사라지게 된다. 특히 신생아에서 흔히 관찰되는데 땀띠나 피부병으로 생각하고 진료실을 찾거나, 예방접종을 하러 오면서 걱정스레 묻는 일이 흔히 있다. 어찌 보면 답답한 말일 수 있겠지만 '지켜보세요. 괜찮아집니다'가 정답이다.
원발성 비립종은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비립종으로 얼굴, 특히 뺨과 눈꺼풀에 잘 발생하고, 어느 연령에서나 발생하게 된다. 속발성 비립종은 피부손상에 따른 잔류 낭종으로 모낭, 땀샘에서 기원하며 물집 질환 이후, 피부박피술, 화상 등 외상 후, 만성적 스테로이드 도포로 인한 피부위축 등에 의해서 발생한다.
비립종을 제거하는 방법은 부드러운 각질 제거이다. 소아의 경우 보호자에게 약산성 세안제로 세수하고, 보습제 발라주면서 관리해주라고 하는 편이다. 각질을 제거한다고 얼굴에 때를 벗긴다는 생각으로 박박 문지르는 것이 아니라 피부 표면에 쌓인 노폐물을 씻어준다는 느낌으로.
다른 방법은 부위를 소독하고 바늘로 찔러 압출기로 짜내는 것이다. 비립종을 피부 바깥으로 통하는 구멍이 없기 때문에 손으로 그냥 짜다가는 안쪽으로 염증이 번질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이차 감염을 유발하거나, 얼굴에 흉터가 생길 수도 있으므로 병원을 방문하여 비립종 제거 시술을 받기를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