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별진료소에서 만난 할머니
·
자잘한 일상
할머니를 처음 뵌 것은 4일 전, 코로나감염증 선별진료소에서 진료를 했을 때이다. 방호복을 입고 음압진료실에 들어서자 할머니가 입을 다시며 하소연을 늘어놓으셨다. 지역 특성상 시골 깊은 곳에서 어렵게 나오시는 분들이 종종 계시는데 할머니도 마찬가지였다. 아침 일찍 버스를 갈아타면서 병원에 왔는데 '여기 가라, 저기 가라' 하루 종일이라며 넋두리를 하시는데 정겹고 구수한 입담에 덩달아 '예, 그렇지요, 이 놈의 병원 참... 제가 빨리 봐드릴게요' 하며 맞장구를 쳐드렸다. 소변이 붉어서 비뇨기과에서 소변검사와 간단한 혈액검사를 하고 결과를 기다리던 중 발열이 있어 급하게 선별진료소로 의뢰가 된 경우였다. 결과가 나왔지만 담당 선생님의 설명은 아직 듣지 못한 상태였는데 소변이 붉은 것은 혈뇨가 아닌 빌리루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