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의사 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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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소 스테로이드제에 있어서 역가(potency)는 의사가 다양한 피부질환을 효과적이고 합리적으로 치료하는데 이용하는 치료 지침이다. 역가는 1군(class 1)부터 7군(class 7)으로 나뉘는데 1군이 가장 강하고 7군이 가장 약한 스테로이드이다. 여러 문헌에 실린 역가 분류표를 보면 성분이나 제형에 따라 1~2등급 차이를 보이는 경우도 있으나 대체로 비슷한 강도로 분류되고 있었다. 아래 표는 스테로이드 성분 및 제형에 따른 역가 분류표이다. 같은 성분이라도 제형에 따라 군이 달라지기도 한다. 연고(ointment) 제형이 크림이나 로션에 비해서 역가가 높다. PotencyGeneric nameFormulationClass 1매우강함Betamethasone dipropion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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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이전과 코로나 시대. 진료실에서 달라진 '반가운' 풍경이라면 콧물 빼달라는 요구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 수유나 수면에 방해가 될 정도거나, 기침을 유발하고, 코 밑이 헐 정도라면 먼저 나서서 코를 빼고 가라고 하는데 코로나 유행 이후에는 그마저 그만두었다. 간혹 요청하는 보호자도 있지만 비말의 위험성을 살짝 언급하면 손사래를 치며 안빼겠다 한다. 덕분인지 난 철마다 한 번씩 걸리던 감기에서 해방. 어느 블로그에서 장염 걸린 아이를 둔 부호자가 열흘 넘게 다닌 소아과 의사에 대한 불만을 성토하는 글 아래 달린 댓글이다. 정말 이 선생님은 장염 치료도 못하고, 아이들 코도 건성으로 봐주는 의사일까? 글쓴이가 진료때 들은 설명을 상세하게 적었는데, 틀린 말은 하나도 없었다. 오히려 근거 없는 설에 휘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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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드름 치료를 가장 확실하게 하는 방법은 피부과 진료와 시술을 받는 것이다. 가끔 소아과 진료를 받으면서 여드름 약을 같이 받고자 하는 경우가 있는데 가벼운 경우에는 바르는 약을 처방하지만, 먹는 약을 필요로 하는 정도가 되면 피부과 진료를 안내하고 있다. 여드름 치료는 기본적으로 바르는 약 - 먹는 약 - 시술 - 수술 순서로 진행된다. 간략히 핵심만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처방 연고 - 항생제: 크레오신티 (물파스 형식, 주성분은 클린다마이신) , 나딕사크림 - 각질/피지조절제: 디페린겔, 스티바 에이 (트레티노인) - 항생제 + 소독약 복합제: 듀악겔 (클린다마이신 + 과산화벤조일, 화농성일때) - 피지조절제 + 소독약: 에피듀오겔, 에피듀오포르테겔 (포르테가 자극이 더 많음) *크레오신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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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히스타민제 치료에도 호전되지 않는 알레르기 비염 환자에서 용량을 증량하거나, 두 가지 이상 다른 종류를 병용하는 것이 효과적인가? 용량의 증량이나 서로 다른 종류의 항히스타민제를 두 가지 이상 사용하는 것보다는 비강 내 스테로이드제 등 다른 치료 약제의 병용을 권장한다.(근거수준 C, 권고를 고려함) 경구 항히스타민제는 표적세포의 H1 수용체 길항작용을 통해 콧물, 재채기, 코 가려움증, 눈 증상에 효과적이나 코막힘 증상은 잘 조절되지 않는다. 비강 내 항히스타민제는 경구 항히스타민제보다 코막힘 증상에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비강 내 스테로이드제보다는 효과가 떨어진다. 항히스타민제로 충분한 효과를 얻지 못한 환자에서는 비강 내 스테로이드제, 경구 혈관수축제, 류코트리엔 수용체 길항제를 추가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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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과 진료실을 찾는 환자의 절대다수는 가벼운 상기도 감염증이다. 그리고 의외로 많이 보게 되는 것이 피부질환이다. 드물지만 심각한 피부질환부터 마땅히 설명이 되지 않는 잡다한 피부 변화까지. 이는 수련받는 동안 정말 예상하지 못했던 부분이다. 흔한 피부질환 가운데 하나는 손발톱주위염(paronychia)이다. 다른 이름으로는 조갑주위염, 생인손 등이 있다. 손톱주위염은 손가락을 깨물거나 빠는 아이들에게 보다 흔히 발생한다. 발가락의 경우, 내신성 발톱에서 감염이 자주 시작된다. 손가락이나 발가락의 거스러미, 손발톱 주름의 외상, 손발톱 기저 피부인 소피의 상실, 또는 물과 세제 등에 의한 만성적인 자극으로 인한 피부 상처를 통해 세균(보통 황색포도구균이나 연쇄구균)이 신체 내로 들어가게 된다. 암 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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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눈 옆에 아래 하얗게 뭐가 생겼어요." 라며 진료실을 찾는 경우가 종종 있다. 눈여겨보지 않으면 찾기도 쉽지 않은 작은 병변. 본인 얼굴이었으면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지나쳤겠지만 아이에 관한 한 아주 작은 것 하나하나가 염려되는 것이 부모의 마음이다. 비립종(milia)은 표재성의 작은 각질낭종을 일컫는 말이다. 백색이나 황색의 얕은 각화 낭종으로 직경 1-2mm의 둥근 구진(papule)이 뺨이나 눈꺼풀 등에서 발생한다. 선천적인 비립종은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사라지게 된다. 특히 신생아에서 흔히 관찰되는데 땀띠나 피부병으로 생각하고 진료실을 찾거나, 예방접종을 하러 오면서 걱정스레 묻는 일이 흔히 있다. 어찌 보면 답답한 말일 수 있겠지만 '지켜보세요. 괜찮아집니다'가 정답이다. 원발성 ..